통일사상연구원

Unification Thought Institute

HOME

인사말

지난 세기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미국을 중심한 자유 민주주의와 소련을 위시한 공산주의의 양대 진영으로 나뉘었습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이 붕괴된 후 각 민족은 독자적인 정치 노선을 추구하면서 공산주의 독재 체제가 해체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자유 진영에서는 민족주의가 대두하고, 유럽공동체(EC), 아프리카통일연합(OAU), 동남아국가연합(ASEAN), 라틴아메리카통일연합(AULA) 등과 같은 지역적인 협력 기구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지역적인 협력 기구는 지역 내의 정치적, 경제적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현실적인 동기에 의해서 결성하게 되었겠지만, 크게 보면 세계적 문명과 세계평화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한 인류의 염원이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히 아시아 태평양 문명의 태동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 이유는 오늘날까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해 온 서구 문명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몰락의 위기를 맞는 현실에 직면하였기 때문입니다. 현대 서구 문명은 세계로 확장됨에 따라 역동적인 생명력을 잃고 자체 붕괴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현대로 들어서기 이전까지 지니고 있었던 서구 문명의 역동성과 창조적 기능은 오늘날 그 설득력을 상실하고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본래, 서구 문명은 대단히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생명력을 지니고 역사의 무대 위에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면서 서구 문명은 세계에 산재한 여러 문명과 만나면서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산학협력단장님사진

우리는 현대 서구 문명의 몇 가지 병폐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이성」을 굳게 믿었던 인류는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인간의 야만성에 대해 경악하게 되었고 서구 문명의 바탕이 되는 「과학적 이성」에 대한 신뢰를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로 특징지어지는 현대 산업 사회는 생활의 유용성을 가져다주는 대신 인간성에 대한 극심한 왜곡 현상을 가져왔습니다.
현대의 물질문명과 경쟁 사회가 만들어 놓은 인간상은 가히 가공할 만합니다. 현대인은 적자생존의 논리 속에서 매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힘겹게 치러 나가야 합니다. 현대 대중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힘의 논리와 적자생존의 정글의 윤리뿐입니다. 또한 이 논리는 너와 나를 대립구조에서 파악하려는 서구의 논리이며 변증법의 논리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서구의 물질문명으로 인해 현대인은 인격의 존엄성과 가치를 잃어버리게 되었고 급기야 인간의 가치가 대중적 물량주의로 환산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인간 자신의 본래 위상을 잃어버린 정체성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현대 서구 문명의 위기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 산업 사회의 구조는 칸트의 엄격한 도덕철학보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 윤리관에 더욱 잘 어울립니다. 일상생활에서 현대인에게 유용한 모든 문명의 이기들은 현대인들에게 편리성과 유용성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러한 편리성과 유용성의 측면에서 볼 때, 현대인들은 공리주의와 쾌락주의 윤리관에 더욱 매료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산업사회가 가져온 사회학적 위기는 인간관계의 올바른 기본 구조가 붕괴된 데에서 연유합니다. 기계의 기능이 인간의 활동을 능가하게 되었고 기계가 형성하는 전체적 산업구조 속에 인간이 압도당하고 철저하게 부품화, 원자화되어 버렸습니다. 인간을 생명의 원리로 파악하는 유기체적 세계관은 설득력을 잃어버렸고 인간을 조직과 기계의 틀 속에서 파악하는 기계론적 세계관이 현대 사회를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인격과 영혼의 만남이 되지 못하고 조직 속에서 고립화되고 기계화되어 버렸습니다. 말하자면 물질문명의 노예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서구 문명이 가져온 병폐 가운데 한 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가치관의 혼란에서 야기되는 위기입니다. 가치관이 전도되고, 삶의 의미가 왜곡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하나님과 인간의 참된 관계가 붕괴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잃어버린 인간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정신적인 불모와 실존적 허무성, 그리고 삶의 무의미성뿐입니다. 하나님이 중심이 된 곳에서만이 진정한 인간과 우주의 궁극적인 의미를 회복할 수 있고 삶의 의미와 절대 가치의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대 희랍의 소피스트의 세계관에서 보듯이, 인간을 모든 가치의 척도로 삼게 되면, 모든 가치는 철저하게 상대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보고 있는 바와 같이, 물질주의와 세속적 욕구가 가치판단의 기준이 될 수도 있고, 무신론과 황금만능주의가 가치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그 세력을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현대 서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상을 꼽는다면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 다윈의 진화론, 그리고 콩트의 실증주의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상들은 실로 현대인들에게 심각한 가치관의 혼동을 초래케 한 것들로서, 정신적 가치보다 물질적 가치를 우위에 두었고 하나님 중심의 절대 가치와 인격의 존엄성을 왜곡하고 무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상들을 근간으로 근대 세계를 주도해온 현대 서구 문명의 위기는 어떤 지역적 현상이나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보편적인 시대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병리현상들은 여타의 다른 문명들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서구 문명 자체가 갖고 있었던 한계를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고대로부터 중세를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성을 띄고 이어온 서구 문명은 나름대로의 통일성과 창조적 에너지를 간직한 채 그 생명력을 보존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 여타의 문명과 충돌하면서 급기야 그 한계가 부각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제, 서구 문명이 세계 문명을 주도하고 이끌기에는 이미 힘겹고 노쇠해 버렸습니다. 그것은 서구의 경제력과 제국주의적 팽창을 통해서 서구 문명을 세계에 확대시키긴 하였지만 오히려 그 병폐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일찍이 문명의 중심이 서구에서 동양으로 이동할 것을 예견한 사람은 한두 명이 아니었습니다. 희랍과 로마의 찬란했던 지중해 문명 시대에서 시작한 서구 문명은 대서양 문명 시대를 거쳐 그 발전의 정점에 도달하였습니다. 이제 서구 문명은 대서양 시대를 거쳐 태평양 시대로 진입한 후 아시 아 문명권에서 꽃피우고 결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 세계 문명을 주도할 창조력과 에너지는 아시아 문명권 안에 숨겨져 있으며 바야흐로 지금부터 아시아 문명권의 태동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의 기본적 성격을 몇 가지 지적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로,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은 도덕성을 기초로 한 사상이 아니면 안 됩니다. 사회나 문화의 성장과 발전은 결코 기술적 진보나 물량 주의에 의해 환산되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사회나 문화의 성숙도는 도덕성의 척도에 의해서 가려져야 합니다.
마치 한 사회에서 지도자들이 도덕적 설득력을 잃게 되면 그 사회는 해체되고 붕괴되기 마련이듯이,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대 희랍 시대에 있어서 소피스트의 세계관에 도전한 소크라테스의 철학도 그렇습니다. 부패한 아테네 민주주의에 기생하면서 만연했던 소피스트의 상대주의, 회의주의 철학에 철퇴를 가했던 것이 소크라테스의 도덕철학이었습니다. 진정한 사상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도덕적 설득력을 갖고 시대적인 양심을 대변하여야 합니다.

둘째로,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은 동서양의 문명을 함께 공유하면서 창조해 나갈 사상이 아니면 안 됩니다. 그것은 서구의 물질문명과 동양의 정신문명을 조화시킬 수 있는 사상이어야 합니다. 또한 서구의 분석적 · 논리적 사고를 기초로 한 기술 문화와 동양의 종합적 사고를 기초로 한 윤리적 문화를 조화시킬 수 있는 사상이어야 하며, 서구의 조직의 원리와 능률의 원리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인격 과 심정의 윤리가 강조되는 사상이어야 합니다.

셋째로,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은 현대 문명에서 상실된 하나님을 재발견하고 하나님을 중심한 절대 가치를 기반으로 한 사상이 아니면 안 됩니다. 서구 문명은 인간의 이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하나님을 퇴위시키고 그 자리에 인본주의 철학을 대치시키거나, 심지어 무신론과 유물론을 양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인간들은 하나님으로부터 해방을 쟁취하여 자아 숭배의 신앙에 빠지게 되었고, 자연을 마구 정복하는 과정에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생존의 근거마저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떠난 자유는 진정한 자유일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대학의 인격교육에서부터 하나님을 중심한 새로운 가치 체계를 교육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인류 최초의 대학인 플라톤의 아카데미아는 뮤즈神에 대한 예식과 영혼의 정화(카타르시스)를 목표로 하여 수학, 철학, 자연과학 등 거대한 학문 체계를 구성한 대학이었습니다. 학문의 방법론으로 채택한 변증법은 최고의 보편자인 선의 이데아, 즉 神을 닮아 가는 과정에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학문과 교육은 궁극적으로 神에 의존하여 관련성을 맺는 것이 진정한 아카데미즘의 정신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교육은 지식 교육과 기능교육의 현장으로 전락하였고, 교육 본래의 아카데미즘을 상실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중심한 절대적 가치 체계를 수립하는 일은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이 지녀 야 할 가장 일차적인 조건입니다.

본인은 미래의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으로 가장 적합한 요건을 갖춘 것은 문선명 한학자 선생님의 사상인 통일사상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통일사상은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올바르게 정립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사상 체계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진정한 하나님의 위상과 인간 실존의 의미, 인간관계의 사회적 의미, 그리 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질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통일사상은 서구 사상이 갖는 한계성을 극복함은 물론, 동양 사상의 중요성과 의미를 재정립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통일사상의 체계 속에서 새롭게 해석된 유교 사상과 불교 사상의 원천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통일사상을 아시아 문명의 결실로 가꾸고, 더 나아가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으로 키워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제 국가 이기주의, 대국주의, 그리고 민족 감정 등 세계 공동체 형성에 장애 요인들을 극복하고 서로 협조하고 '위하여 사는 정신'으로 단결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밝아온 새천년시대에 하나님의 뜻인 공생공영공의의 평화세계가 이 지구성에 실현되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이 붕괴된 후 각 민족은 독자적인 정치 노선을 추구하면서 공산주의 독재 체제가 해체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자유 진영에서는 민족주의가 대두하고, 유럽공동체(EC), 아프리카통일연합(OAU), 동남아국가연합(ASEAN), 라틴아메리카통일연합(AULA) 등과 같은 지역적인 협력 기구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지역적인 협력 기구는 지역 내의 정치적, 경제적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현실적인 동기에 의해서 결성하게 되었겠지만, 크게 보면 세계적 문명과 세계평화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한 인류의 염원이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히 아시아 태평양 문명의 태동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 이유는 오늘날까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해 온 서구 문명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몰락의 위기를 맞는 현실에 직면하였기 때문입니다. 현대 서구 문명은 세계로 확장됨에 따라 역동적인 생명력을 잃고 자체 붕괴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현대로 들어서기 이전까지 지니고 있었던 서구 문명의 역동성과 창조적 기능은 오늘날 그 설득력을 상실하고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본래, 서구 문명은 대단히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생명력을 지니고 역사의 무대 위에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면서 서구 문명은 세계에 산재한 여러 문명과 만나면서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현대 서구 문명의 몇 가지 병폐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이성」을 굳게 믿었던 인류는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인간의 야만성에 대해 경악하게 되었고 서구 문명의 바탕이 되는 「과학적 이성」에 대한 신뢰를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로 특징지어지는 현대 산업 사회는 생활의 유용성을 가져다주는 대신 인간성에 대한 극심한 왜곡 현상을 가져왔습니다.
현대의 물질문명과 경쟁 사회가 만들어 놓은 인간상은 가히 가공할 만합니다. 현대인은 적자생존의 논리 속에서 매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힘겹게 치러 나가야 합니다. 현대 대중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힘의 논리와 적자생존의 정글의 윤리뿐입니다. 또한 이 논리는 너와 나를 대립구조에서 파악하려는 서구의 논리이며 변증법의 논리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서구의 물질문명으로 인해 현대인은 인격의 존엄성과 가치를 잃어버리게 되었고 급기야 인간의 가치가 대중적 물량주의로 환산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인간 자신의 본래 위상을 잃어버린 정체성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현대 서구 문명의 위기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 산업 사회의 구조는 칸트의 엄격한 도덕철학보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 윤리관에 더욱 잘 어울립니다. 일상생활에서 현대인에게 유용한 모든 문명의 이기들은 현대인들에게 편리성과 유용성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러한 편리성과 유용성의 측면에서 볼 때, 현대인들은 공리주의와 쾌락주의 윤리관에 더욱 매료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산업사회가 가져온 사회학적 위기는 인간관계의 올바른 기본 구조가 붕괴된 데에서 연유합니다. 기계의 기능이 인간의 활동을 능가하게 되었고 기계가 형성하는 전체적 산업구조 속에 인간이 압도당하고 철저하게 부품화, 원자화되어 버렸습니다. 인간을 생명의 원리로 파악하는 유기체적 세계관은 설득력을 잃어버렸고 인간을 조직과 기계의 틀 속에서 파악하는 기계론적 세계관이 현대 사회를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인격과 영혼의 만남이 되지 못하고 조직 속에서 고립화되고 기계화되어 버렸습니다. 말하자면 물질문명의 노예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서구 문명이 가져온 병폐 가운데 한 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가치관의 혼란에서 야기되는 위기입니다. 가치관이 전도되고, 삶의 의미가 왜곡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하나님과 인간의 참된 관계가 붕괴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잃어버린 인간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정신적인 불모와 실존적 허무성, 그리고 삶의 무의미성뿐입니다. 하나님이 중심이 된 곳에서만이 진정한 인간과 우주의 궁극적인 의미를 회복할 수 있고 삶의 의미와 절대 가치의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대 희랍의 소피스트의 세계관에서 보듯이, 인간을 모든 가치의 척도로 삼게 되면, 모든 가치는 철저하게 상대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보고 있는 바와 같이, 물질주의와 세속적 욕구가 가치판단의 기준이 될 수도 있고, 무신론과 황금만능주의가 가치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그 세력을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현대 서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상을 꼽는다면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 다윈의 진화론, 그리고 콩트의 실증주의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상들은 실로 현대인들에게 심각한 가치관의 혼동을 초래케 한 것들로서, 정신적 가치보다 물질적 가치를 우위에 두었고 하나님 중심의 절대 가치와 인격의 존엄성을 왜곡하고 무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상들을 근간으로 근대 세계를 주도해온 현대 서구 문명의 위기는 어떤 지역적 현상이나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보편적인 시대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병리현상들은 여타의 다른 문명들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서구 문명 자체가 갖고 있었던 한계를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고대로부터 중세를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성을 띄고 이어온 서구 문명은 나름대로의 통일성과 창조적 에너지를 간직한 채 그 생명력을 보존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 여타의 문명과 충돌하면서 급기야 그 한계가 부각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제, 서구 문명이 세계 문명을 주도하고 이끌기에는 이미 힘겹고 노쇠해 버렸습니다. 그것은 서구의 경제력과 제국주의적 팽창을 통해서 서구 문명을 세계에 확대시키긴 하였지만 오히려 그 병폐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일찍이 문명의 중심이 서구에서 동양으로 이동할 것을 예견한 사람은 한두 명이 아니었습니다. 희랍과 로마의 찬란했던 지중해 문명 시대에서 시작한 서구 문명은 대서양 문명 시대를 거쳐 그 발전의 정점에 도달하였습니다. 이제 서구 문명은 대서양 시대를 거쳐 태평양 시대로 진입한 후 아시 아 문명권에서 꽃피우고 결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 세계 문명을 주도할 창조력과 에너지는 아시아 문명권 안에 숨겨져 있으며 바야흐로 지금부터 아시아 문명권의 태동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의 기본적 성격을 몇 가지 지적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로,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은 도덕성을 기초로 한 사상이 아니면 안 됩니다. 사회나 문화의 성장과 발전은 결코 기술적 진보나 물량 주의에 의해 환산되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사회나 문화의 성숙도는 도덕성의 척도에 의해서 가려져야 합니다. 마치 한 사회에서 지도자들이 도덕적 설득력을 잃게 되면 그 사회는 해체되고 붕괴되기 마련이듯이,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대 희랍 시대에 있어서 소피스트의 세계관에 도전한 소크라테스의 철학도 그렇습니다. 부패한 아테네 민주주의에 기생하면서 만연했던 소피스트의 상대주의, 회의주의 철학에 철퇴를 가했던 것이 소크라테스의 도덕철학이었습니다. 진정한 사상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도덕적 설득력을 갖고 시대적인 양심을 대변하여야 합니다.

둘째로,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은 동서양의 문명을 함께 공유하면서 창조해 나갈 사상이 아니면 안 됩니다. 그것은 서구의 물질문명과 동양의 정신문명을 조화시킬 수 있는 사상이어야 합니다. 또한 서구의 분석적 · 논리적 사고를 기초로 한 기술 문화와 동양의 종합적 사고를 기초로 한 윤리적 문화를 조화시킬 수 있는 사상이어야 하며, 서구의 조직의 원리와 능률의 원리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인격 과 심정의 윤리가 강조되는 사상이어야 합니다.

셋째로,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은 현대 문명에서 상실된 하나님을 재발견하고 하나님을 중심한 절대 가치를 기반으로 한 사상이 아니면 안 됩니다. 서구 문명은 인간의 이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하나님을 퇴위시키고 그 자리에 인본주의 철학을 대치시키거나, 심지어 무신론과 유물론을 양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인간들은 하나님으로부터 해방을 쟁취하여 자아 숭배의 신앙에 빠지게 되었고, 자연을 마구 정복하는 과정에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생존의 근거마저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떠난 자유는 진정한 자유일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대학의 인격교육에서부터 하나님을 중심한 새로운 가치 체계를 교육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인류 최초의 대학인 플라톤의 아카데미아는 뮤즈神에 대한 예식과 영혼의 정화(카타르시스)를 목표로 하여 수학, 철학, 자연과학 등 거대한 학문 체계를 구성한 대학이었습니다. 학문의 방법론으로 채택한 변증법은 최고의 보편자인 선의 이데아, 즉 神을 닮아 가는 과정에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학문과 교육은 궁극적으로 神에 의존하여 관련성을 맺는 것이 진정한 아카데미즘의 정신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교육은 지식 교육과 기능교육의 현장으로 전락하였고, 교육 본래의 아카데미즘을 상실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중심한 절대적 가치 체계를 수립하는 일은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이 지녀 야 할 가장 일차적인 조건입니다.

본인은 미래의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으로 가장 적합한 요건을 갖춘 것은 문선명 한학자 선생님의 사상인 통일사상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통일사상은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올바르게 정립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사상 체계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진정한 하나님의 위상과 인간 실존의 의미, 인간관계의 사회적 의미, 그리 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질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통일사상은 서구 사상이 갖는 한계성을 극복함은 물론, 동양 사상의 중요성과 의미를 재정립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통일사상의 체계 속에서 새롭게 해석된 유교 사상과 불교 사상의 원천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통일사상을 아시아 문명의 결실로 가꾸고, 더 나아가 세계 문명을 주도할 사상으로 키워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제 국가 이기주의, 대국주의, 그리고 민족 감정 등 세계 공동체 형성에 장애 요인들을 극복하고 서로 협조하고 '위하여 사는 정신'으로 단결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밝아온 새천년시대에 하나님의 뜻인 공생공영공의의 평화세계가 이 지구성에 실현되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산학협력단장님사진

진성배 원장(철학박사, 효정학술원장, 효정학술재단 이사장)